대망의 마지막 메뉴는 경북 청도군에 자리한 전국구 맛집 ‘청도가마솥국밥’의 ‘육회비빔밥’. 강민경이 “도망간 언니도 잡아다 앉히는 식욕 올라오는 육회비빔밥”이라 표현했을 정도로 미친(?) 맛을 자랑한답니다 기나긴 웨이팅은 기본 인데다 날 잡고 방문해야하는 먼 곳이지만 한입이면 모든 게 용서되는 감동적인 맛이다. 육회를 듬-뿍 올린 단돈 13000원의 ‘육회비빔밥’ 부터 두툼하고 신선한 ‘뭉티기’까지 가히 전국 최고의 육회 맛집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답니다.
제철 감 만나러 청도 가을 여행갔다가 인생 육회비빔밥 맛본 사연 -2020.11.03
◆ 나의 인생 육회비빔밥 청도가마솥국밥
이번 청도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이 집을 발견했다는 것. 여행의 재미 중 반은 먹거리 아니겠는가. 사실 청도 하면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8년 전 청도를 처음 왔을 때 맛봤던 한재미나리 말고는. 미나리라고는 하지만 삼겹살과 함께 먹는 게 별미라서 조금 애매한 부분도 있답니다. 어쨌든 그때는 시장통 국밥집에서 장터국밥을 먹었었는데 기억이 희미한 걸 보면 딱히 특징이 없었나보다. 그래서 이번 여행도 먹거리는 별 기대가 없었서 웬걸 인생 육회비빔밥을 만났다. 청도역 근처에 위치한 ‘청도가마솥국밥’이랍니다.
기대감을 버려서였을까. 예천에 사는 동행인이 “맛집을 소개받았다”고 말했음에도 그저 그랬다. 오전 11시 30분, 혹시나 줄을 서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점심을 조금 일찍 먹기로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주차장이 따로 없어 갓길에 차를 세우는데 자리가 없더라. 청도 사람들은 점심을 일찍 먹나보다. 약간 가건물이라고 해야하나?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바닥엔 자갈이 깔려있고 평상같은 좌식 자리가 왼쪽에 입식 자리가 오른쪽에 있었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주변을 보니 죄다 육회비빔밥을 먹더라. 식당 이름은 가마솥국밥인데 육회비빔밥이 더 인기라니. 심지어는 12시 이전엔 국밥은 팔지도 않는다. 현수막에 빨간 글씨로 ‘국밥은 12시부터 판매한다’고 적어놨답니다.
사실 육회비빔밥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일단 먹어보기로 했다. 자리를 잡고 한 10분쯤 기다렸을까. 밥이 나왔다. 첫인상은 고기가 너무 허연 느낌? 붉은 육회가 아니라 핑크빛 고기였다. 어? 그리고 왜 장을 안 주지? 혹시나 해서 옆 테이블을 힐끗 봤는데 거기에도 장이 없었다. 물어보니까 이 상태에서 그냥 밥만 넣고 비비는 거란다. 양념이 됐다고 하는데 장이 없는 육회비빔밥이라니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 일단 밥을 비빈다. 분홍색 고기 밑에 싱싱해보이는 상추 그리고 얇고 길게 썬 파 그리고 깨가 듬뿍 담겨있는 것입니다.